상실 / 김재진
상실 / 김재진 노랗게 번지기 전 나는 이미 개나리가 필 것을 알고 있다. 가파른 비탈에 뿌리내린 채 겨울을 견디어 준비한 네 눈물의 빛깔을 알고 있다. 미미하게 묻어오는 바람의 안부를 속달로 접수하며 나 역시 봄을 준비할 때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금세라도 손가락 끝에 묻어나는 것 같은 그 화사한 절규 속에다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다. 꽃은 나무의 눈물, 가지마다 별을 달고 솟아오를 말없는 탄식, 또 한번의 상실 다가오는 비탈에 서서 네 이름 불러본다. 김재진 시인, 소설가, 1955년 대구 출생, 계명대학교, 1976년 영남일보,조선일보 신춘문예, 작가세계 신인상. 시집으로 ,, 와 장편소설 , 동화집 , 등이 있다. 너무나 생각이 많고 또 해야 할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세상, 바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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