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뉴스 포엠 시인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외상 장부 외상 장부 / 이 종원 비포장도로 끝 세월의 발걸음 짚어놓은 녹슨 양철 지붕이 누워 있다 햇살이 깨진 유리창 쪽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선다 젊은 아낙은 노파로 바뀌었고 가판대는 듬성듬성 머리가 빠져 곧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 어딘가 낡은 부적으로 걸려 있을 지도를 찾는다 십여 개 암호를 차례로 호출하지만 일치하는 숫자는 겨우 서너 개 그도,두부 막걸리 소주 같은 일반 명사일 뿐 눈깔사탕, 라면땅 등은 고어(古語) 되어 묻힌 지 오래다 노인도 나도 멋쩍은 웃음으로 기억의 자물쇠를 겨우 푼다 공소시효 끝난 아득히 먼 날 어머니 이름을 팔아 달콤한 맛을 수없이 도적질했던 그 물목들이 비문으로 서 있다 상환하지 않아도 될 영의 숫자에 속죄의 눈물로 다 지우지 못할 낡은 수첩 먼 길 떠나며 원본까지 가져가 버려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