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목 시인 썸네일형 리스트형 생활사 / 신용목 생활사 / 신용목 지금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물 끓는 소리에서 피어나는 물방울처럼 창문 너머 공터에는 단독주택이 들어서고 있다 책장으로 가 시집을 펼치고 ‘라일락’이라는 글자 속에서 라일락 향기를 찾는다 지금 사라지는 것이 있다 텔레비전을 켜면 사랑해요, 고백은 영원히 죽지 않아서 사람이라는 숙주를 갈아타고 갈아타고 사랑해요, 지금쯤 저 배우는 퇴근했겠지 고백으로부터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수없이 지나간 일요일이 덩그렇게 남겨놓은 오후 아파트에 살면서 갖다 놓은 화분 17층 공중의 작은 땅 달 나는 먹구름으로 다가가 비를 뿌린다 나의 블랙홀, 아파트가 끝나는 자리 대출 상환이 끝나는 자리 생활이 끝나는 자리 지금 여기서 사라지는 것이 있다 010번 마을버스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0으로 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