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시인의 시 감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다림 근처 / 양현근 기다림 근처 / 양현근 밤늦은 시간 버스정류장에서 취객 몇이 비틀거리는 방향을 서로 가누고 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버스는 올 것인지 기다리는 버스는 대체 오기나 할 것인지 알려주거나 물어오는 이도 없고 누군가는 기다림을 접고 정류장을 빠져나가고 또 누군가는 무작정 기다린다 이를테면 누군가의 환한 이마, 누군가의 서툰 기별이 사뭇 그립기도 한 시간 발을 헛디딘 활엽들이 사그락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불빛을 세우기 위해 차도로 내려선다 목을 길게 늘려도 계절은 아직 제 자리 한 계절 돌아와도 다시 제 자리 한때 누군가가 그토록 간절했던 시간들 환했던 우리들의 스물이거나 서른하고도 몇이거나 이제는 모두 서둘러 떠나간 정류장에서 세상과 불화한 담배꽁초만 수북하니 뒹구는데 맨발로 서있던 기다림의 근처 바퀴 울음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