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치 썸네일형 리스트형 발치 / 손준호 발치 / 손준호 뿌리가 비스듬히 깊네요 사랑니를 뽑고 당신 발치에 누워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반백을 동거하였으니 눅눅했던 시간의 흔적이 웅덩이처럼 파였어요 뿌리 뽑힌 곳엔 뿔이 나지요 땅이든 잇몸이든 퉁퉁 붓고 멍들 수 있어요 한술 뜨려면 두 시간은 솜 물고 있어야 해요 맘이 자꾸 쓰이고 혀가 저절로 가닿게 됩니다 난 자리는 그런 곳이죠 먼발치인가 싶어 돌아보면 없는, 지붕 위에 던져진 젖니는 누가 물고 갔을까요 콩닥콩닥, 가슴팍에 키우던 새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슬픔은 어둠 속에서 뿌리째 번식합니다 발칫잠에서 등걸잠에서 새우잠으로 엄니로부터 엄니의 엄니로부터 유전하는 뿌리들 짐승의 날카로운 송곳니를 엄니라 부른대요 슬픔을 물고 늘어지려면 이빨 없인 안 되죠 햇살 갉아먹던 후박나무 이파리를 봤어요 어금니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