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썸네일형 리스트형 빈집 / 윤제림 빈집 / 윤제림 울타리에 호박꽃 피었고 사립문 거적문 저렇게 활짝 열려 있으면 주인이 멀리 안 갔다는 표시였다. 금방 돌아온다는 표시였다. 옛날엔. 그런 날이면, 들판을 지나온 바람이 대청마루에 누웠다 가곤 했다. 뒤꼍엔 말나리 피었고 방문 창문 저렇게 활짝 열려 있으면 주인이 멀리 갔다는 표시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표시다. 지금은. 오늘 아침엔, 억수장마를 따라온 황토물이 사흘을 묵고 떠났다 윤제림 / 1960년 충북 제천 출생, 인천에서 성장. 1987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