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나방 썸네일형 리스트형 쌀나방 / 박성우 쌀나방 / 박성우 그냥 쌀이 아니라고 했다 아내는 어디선가 십 킬로짜리와 이십 킬로짜리 쌀을 두 포대나 배달시켰다 일체 약도 안 하고 키워서 몸에도 좋고 밥맛도 좋을 거라는 아내의 말은 맞았다 수수와 조를 섞어 지은 밥은 여간 맛이 좋은 게 아니어서 쌀 한 포대를 금방 비웠다 한데, 이건 또 무슨 일인가 한동안 사라졌던 나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혹시나 해서 두 번째로 개봉해 먹고 있던 쌀을 휘저으며 살펴보니 깨어난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어린 쌀나방 한 마리가 눈에 들어온다 무농약 쌀이 맞긴 맞나보네, 내 검지를 타고 오른 쌀나방은 식탁 쪽으로 씩씩하게 날아오르며 아무런 해가 없는 좋은 쌀이라는 걸 몸소 증명해 보여주기까지 한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문득 나는 나방을 먹고 사는 작은 새 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