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썸네일형 리스트형 로드킬 로드킬 / 이 종원 고라니는 새벽을 가로 지르려다 멈추었다. 배송 없이 흔적만 남겨 놓고 먼 길 떠나는 사람, 도착하지 못한 울 음보다 덤ㄴ저 장의사는 빠르게 그의 이승을 수습한다. 초록에 물든 뒷동산, 오솔길의 오후를 복기하고자 해도 더는 깜박이지 않는 삶, 종이 한 장이 그이ㅢ 시간들을 대 신 옮겨 적는다 한때, 제 그늘에 꿈을 넗어놓기도 했다 사력을 다하여, 히라거나 멈추거나 충돌하거나, 확률에 서 떨어져 나온, 피로에 찌든 몸이 차선 위에 걸려 있다. 더보기 오월의 로드킬 오월의 로드킬 / 이 종원 혼잡을 피해 들어선 우회 등산로에 꽃비가 내린다 낯익은 향기가 성큼성큼 뛰어와 유리창에 부딪히고 달아난다 여기서 이팝, 저기서 조팝 지저귀는 새는 둥지를 떠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연습 중인데 꽃 비탈로 굴러 들어간 나의 바퀴는 아카시아 늪에 빠져버렸으며 시속 5킬로미터 속도에도 헤드램프로 몰려오는 꽃 나방과 조우에 오월은 심히 흔들리는 중이다 도로 중앙에서 가까운 곳으로부터 날개를 접고 떼 지어 달려드는 무리에 바퀴도 숨을 죽인다 유리창에 달라붙은 먼지와 얼룩은 지우고 닦아내겠지만 소록소록 쌓이는 아카시아 향기는 벗겨내고 싶지 않다 시간을 놓치고 죽어가는 향기를 끌어안고 바닥에 길게 누운 내 그림자도 아카시아에 밟히고 있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