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쓰는 詩

로드킬

 

 

 

로드킬      /    이 종원

 

 

  고라니는 새벽을 가로 지르려다 멈추었다. 배송 없이

흔적만 남겨 놓고 먼 길 떠나는 사람, 도착하지 못한 울

음보다 덤ㄴ저 장의사는 빠르게 그의 이승을 수습한다.

 

  초록에 물든 뒷동산, 오솔길의 오후를 복기하고자 해도

더는 깜박이지 않는 삶, 종이 한 장이 그이ㅢ 시간들을 대

신 옮겨 적는다

 

  한때, 제 그늘에 꿈을 넗어놓기도 했다

 

 사력을 다하여, 히라거나 멈추거나 충돌하거나, 확률에

서 떨어져 나온,  피로에 찌든 몸이 차선 위에 걸려 있다. 

'내가 쓰는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의 뒷면  (0) 2023.03.02
목련이 지던 날  (0) 2023.03.02
둥근  (0) 2023.03.02
거미줄에 걸린 하루  (0) 2023.03.02
어떤 독백  (0) 2023.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