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詩

동백-4월3일을 쓰다 / 한춘화

동백

-43일을 쓰다 / 한춘화

 

 

 

 

참말 징하기도 하지

나는 왜 이리

상처가 많은 나라에 태어나

꽃도 피라고 읽고 있는지

모가지째 뚝뚝 져

땅바닥에 핀 동백을

피바람에 베인

목으로 보고 있는지

누가 동백나무에

그날

져버린 아이와 여자와

남자와 노인의 숨

떨어지는 소리를

걸어놨는지

살아 꽃이었던 그 어떤 당신들이

해마다 내 가슴에서

참말로 징한 꽃으로 피어

왜 그리 시뻘건지

속살 벌어진 상처 모냥

이리 아픈게

동백 맞는지

꽃 맞는지

 

 

계간시산맥2019년 봄호

 

 

 

 

 

<시인의 약력>

 


 

마음의 행간 동인

시산맥 회원

)도예가

2007년 계간시선등단 

 

 

 

<by 이 종원의 시 감상>

 

 

제주 4.3 평화 공원을 다녀온 적이 있다. 물론 인터넷

에서 그날의 아픈 역사를 읽고 배우고, 현장의 역사관

에서 참상의 소리와 그늘을 보았고 시로 표현하고 싶

었지만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멈춰선 것이 늘 아쉬

는데 오늘 붉은 동백의 얼굴을 피로 의인화해 준 시

의 시에서 터질듯 심장의 박동을 듣게 된다. 토속적

어를 붓질하여 동백의 속살로 보여준 그날의 상처

는 시인의 피눈물처럼 빨갛고 에리다. 나는 힘없는 

어린 아이와 여인과 노인들의 참상을 볼 수 없어 눈을 

감게 되었다.앞으로 동백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피어나기를 소망한다. 멍울이 닫혀 죽

지 니하고 언제나 해년 이른 봄에 피어나서 아픈 기

억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추모할 수 있도록 내 자신에

게  가차게 독려해본다. 

 

'내가 읽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섬진강 / 최정신  (0) 2023.02.16
페이지들 / 조정인  (0) 2023.02.16
상실 / 김재진  (2) 2023.02.16
제비꽃에 대하여 / 안도현  (0) 2023.02.16
목련꽃 낙화 / 나태주  (0) 2023.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