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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詩

김 씨

김 씨 / 이 종원

 

 

 

 

이른 새벽 아침을 닦거나

동물의 사체처럼 누런 가을을 쓸어 담느라

비질에 얼굴을 숨기곤 했다

사뭇 다른 눈빛이 종종걸음을 치고 비켜갔다

이름을 물어본 적 없다

손을 내밀거나 말을 건넨적 도 없다

옷차림으로 그의 뒤를 읽는다

하늘을 응시하였을 때

빠른 외면이 걸음을 옮겼으며

사연을 적거나 동정을 걸어놓지 않았다

충돌할뻔한 그림자와 자동차는

경적만큼 멀어져 갔다

또 다른 불빛이 그의 이름을 불렀을 때

불편한 눈빛을 끌고 걸어갔다

온기는 안개에 묻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반쯤 잘린 이름이 가로등에 붙잡혔다

대충 읽었던 독백을 꺼낸다

부딪치지 못하고 흡수된 소리가

일어서려고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김 씨의 잘린 이름을 이어보려고

얼어붙은 혀를 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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