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를 믿어 봐 / 서정윤
사랑은 좋은 거야
하지만 너무 어려워
아직도 완성되어지지 않은 사랑
두렵지만 직접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서
도망가지 마
억세고 거친 바람에 적응하는 새처럼
자신의 날개를 믿어 봐
어느 순간 스스로의 혼란에 빠져
추락할지라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 용기만 있다면
우리의 신성한 약속
사랑이 깊어지는 건 가꾸기 때문이야
오늘 밤의 탈출구를 찾아
이대로 계속 가면
어떻게 될지 나는 알아
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자신에게 요구하지 마
넌 지금 너무 예민해져 있어
함께 뭔가를 이루려는 노력은 좋은 거야
서로의 가슴을 느끼게 해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너를 위해 꾸민 일이 있어
내가 마련한 새로운 날개로
날아 봐, 이 찬란한 하늘을
<시인의 약력>
1957년 대구에서 출생. 영남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
<현대문학>지에 <화석> <겨울 해변가에서> 등이 김춘수 시인
추천으로. 시집 <홀로 서기>, <점등인의 별에서> 출간.
2012 제26회 금복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by 이종원의 시 감상>
비 온 뒤 맑게 개인 하늘처럼 청량함이 넘친다.
밖으로 막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이 이는 것은 시의
내재에 깃든 희망과 긍정의 모습 때문이기도 하다.
날개!! 보통 추락하는 것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자주 그렇게 묘사를 한다.
그러나 시인은 용기를 주고 희망을 노래하는 쪽으로
방향을 갖게 만든다. 아마 시인이 고교 교사를 하였기에
갖는 젊음에 대한 찬사와 도전의식의 고취에 따른 맛이기도
할 것이다. 요즘처럼 사춘기 소년 소녀들과 학창시절에
발을 담고 있는 청소년들이 좌절하고 꿈을 잃고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서, 하늘을 향해 꿈을 담고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를
가졌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닌가 한다.
지금은 날개를 펄럭거릴 때다. 아무리 코로나19가 삶을
흐리게 하고, 경제 지표와 경쟁의 칼날이 우리를 위협한다 해도
날아오를 수 있는 날개가 있기에, 그 날개가 아직 쌩쌩하기에
힘차게 창공을 자유롭게 비행했으면 하는 시인의 일갈에
동의하며 나 또한 날개에 묻은 먼지를 털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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