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 김경후
넙치 / 김경후 어둑한 보도블록,울툭불툭,넙치 하나,누워 있다,그것은 진흙색 바닥보다 넓적하게,깊게,바닥의 바닥이 되고 있는 중,가끔,이게 아냐,울컥,술 냄새 게운다,뒤척인다,하지만 다시,눌어붙어,바닥이 된다,게슴츠레,왼쪽 눈,위로,울컥,흙탕빛 노을 지나가고,비닐봉지들,키득대는 웃음,지나가고,슬리퍼 끄는 소리,지날 때마다,울컥,그래,나,바닥이라고,소리친다,그것은 더욱 격정적으로 바닥이 되기로 맹세한다,끌로도 끝으로도 떼어 낼 수 없는 바닥,더 바닥,더,더 바닥이 되기로,울컥, 지금 넙치가 나올 철인가,뭐,그렇지,이 바닥이나,저 바닥이나,다 그렇지,사내 둘,바닥 끝 지나 골목 끝,횟집 문을 연다, -계간《시인수첩》2018년 여름호 서울 출생 199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그날 말이 돌아오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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